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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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공지
KOREAN LANGUAGE INSTITUTE

인터뷰: 원이나(RASOULIAN AINAZ)
등록일: 2024-12-05  |  조회수: 741

“부끄러움 없이 내 길을 사랑하면서 가야겠다는 ‘서시’에서의 시구처럼 저는 제 꿈을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오직 노력만을 통해서 이루고 싶습니다.”
- 원이나 (RASOULIAN AINAZ) -

우연히 마주한 사진 한 장 때문에 한국행을 선택한 원이나 씨. 한국에서의 삶을 위해 다니던 대학도 주저 없이 그만둘 만큼 한국에의 삶이 간절했다. 난데없는 한국행으로 가족들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끊임없는 설득 끝에 꿈꾸던 한국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그녀. 열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녀의 한국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이나입니다. 저는 이란에서 태어나고 튀르키예에서 살았어요. 한국에 온 지도 거의 5개월 됐어요. 저는 터키에 있을 때 약학을 전공하고 있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대학교에 못 가고 그냥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했는데 그때 저는 뭔가 저랑 학교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전공을 바꾸고 싶어서 여기저기 다른 전공들도 한번 알아보는데 우연히 연세대학교 사진을 인스타에서 보게 됐어요. 근데 제가 여기가 어딘지 꼭 가보고 싶었어요.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저는 아주 빠르게 대학을 그만뒀어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제가 그때는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겠 지만 어떻게든 여기를 가야겠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바로 한국에 있는 연세대학교였어요.

제가 터키에 있을 때 약학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제가 약학을 그만두고 한국에 가고 싶어하는 것을 아셨어요. 그때 그만두면 안 된다고 많이 말리셨고 제가 정말 그만뒀을 때 가 족들이 저와 한두 달 정도 이야기를 안 했어요. 왜냐하면 한국은 생소한 나라인 데다가 한 번 도 가본 적 없는데 그냥 사진 보고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을 가족들은 너무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그래도 저는 너무 한국에 가고 싶었고 잠도 안 자면서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이제는 부모님도 저를 이해하시지만 아직 걱정도 많이 하고 계세요.

 

2.한국 생활은 어떤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지금 한국 생활은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요. 가끔 가족을 못 만나서 좀 외롭고 가끔은 가족이 여기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생기지만요. 전 지금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을 다니면서 다 른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어요. 전 일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MBTI가 entj거든요. 그래서 일하는 게 너무 좋고 그래서 한국 생활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일을 하면 가족이 없어도 외로움을 좀 덜 느낄 수 있고요. 오히려 일을 안 하는 게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일을 안 하는 게 너무 시간이 많이 있으면 좀 외로운 마음도 생긴 것 같아서요.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있는 지금 생활이 더 좋아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려운 점보다는 재미있는 일이 많았어요. 그때는 이제 제가 한국어학당을 다니면서 이제 막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에 새롭게 영감을 받으면서 살았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뭐 어렵거나 힘든 일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게 되니 가족이 좀 많이 보고 싶고 그때와는 다른 외로움을 또 느끼는 것 같아요.

- 사진을 보고서 한국에 딱 처음 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제가 한국에 오기 전에 유튜브나 틱톡에서 영상을 많이 봤어요. 거기에서 ‘한국에 가면 드라마같지 않아요, 드라마랑 완전 달라요.’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제가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까 다른 의미로 맞는 말이었어요. 드라마랑 다른데 드라마보다 아름다웠어요. 연세대도 아름답고 한국 사람들이랑 만나고 보니까 다들 너무 친절하고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를 도와주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정말 드라마보다 아름다웠어요.

 

3.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니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저는 그런 영상을 봤어요. ‘한국어학당은 다닐 필요 없어요. 다른 나라에 가면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런 영상을 봤는데 제 생각은 달라요. 제 생각에는 제일 중요한 게 일단 언어예요. 어떤 다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언어를 꼭 배워야 해요. 그래서 제가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온 것 도 제일 잘한 선택이었어요. 왜냐하면 한국어학당에서 선생님들은 우리에게 그저 언어만 가르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화도 배울 수 있고요, 또 반에서 여러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랑도 만날 수 있고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의 만남이어서 문화를 알 수 있으니까 그게 또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한국어학당에 다니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이제 7급이고 한국어학당은 이미 졸업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최고급 반에서 선생님들과 매일 새로운 문법이나 새로운 한국어를 배우니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이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4. 한국어 공부할 때 이나 씨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예요? 한국어 공부의 비결이 있을까요?

두려움 없이 그냥 말하기요.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도 처음이니까 문법이나 단어를 시험 볼 때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겠지만 쓰기만이 아니라 말하기를 꼭 공부해야 해요. 어차피 모국어가 아니니까 당연히 이야기할 때 잘못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친구들이 놀릴까 봐 걱정이어서 그런지 가끔 친구들이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잘못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웃을 것 같아서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괜찮아요. 그냥 이야기하고 ‘이 단어는 이렇게 말해야 했구나.’ 하고 배울 수 있단 말이에요.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 유튜브와 드라마, 한국 노래를 들으면서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어학당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한 1개월 정도 했어요. 여전히 읽기가 너무 어려워서 책을 좀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지만 처음 한국어를 시작했을 때 저는 노래 들을 때 드라마 볼 때 심지어 이야기할 때, 생각할 때도 한국어로만 생각했어요. 어떤 언어를 배우러 그 나라에 갈 때 그냥 공부함으로써 배우기보다는 진짜 생각도 그 나라 말로 해야 한다고 생 각해요. 생각할 때도 한국어로만 생각하고 쓸 때도 그냥 한국말로 써야 해요. 물론 당연히 다 못 쓰겠지만 그래도 노력하면서 그냥 한 언어를 외우는 것뿐만 아니라 계속 그 언어로만 생각 하면서 공부하면 익히기가 더 쉬울 것 같아요. 언어를 학문처럼 공부하고 끝나면 미래에 연구 를 하거나 할 때 도움이 안 될 거예요.


5.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나 씨가 한 여러 가지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여러 경험을 했는데 그중에 가장 지금 제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게 펜싱이에요. 저 펜싱을 한 5개월 전부터 시작했는데 지난 주말에 첫 대회에도 나갔어요. 대회는 이틀 동안 하는 아주 큰 대회였
는데 제가 토요일에 상대를 이기면서 일요일에도 대회에 나갔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결과는 여자 경기 100명 중에 35등이었어요. 첫 대회여서 너무 긴장이 되기도 해서 잘 못했어요.

펜싱은 제가 연세대학교 헬스장에 다녔었는데 그 아래층에 펜싱 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을 보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거든요. 여기저기 알아보고 펜싱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곳이 근처 어 디에 있냐고 한번 알아보자 했을 때 여기 이대에 있는 JK 펜싱 클럽이 있었어요. 거기서 배우기 시 작했는데 일단 처음 시작부터 펜싱이 어려운 운동 인 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쳐서 아픈 적이 많았어요. 그래도 그 아픈 것을 참고 괜찮다고 하 면서 열심히 하니까 뭔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 요. 그러면 또 열심히 하게 되고 잘할 수 있게 되고 그런 경험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올해도 계속 펜싱을 하려고 하는데 내년에 올해와 같은 대회에 나가서 거기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한국에서만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으로는 어떤 게 있었을까요?

한국어학당에서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만나고 또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배우면서 하는 경험들이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기숙사에 살았거든요. 기숙사에 살았을 때 제 첫 룸메이트가 러시아에서 온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러시아 문화를 배우면서 러 시아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배우고 언어도 배우면서 러시아어에 대한 것도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다음 학기 룸메이트는 프랑스에서 왔었는데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언어와 함께 문화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렇게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 또 어떻게 인사를 주고받는지 같은 것을 배우는 일은 한국에서만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 었어요.

 

6. 인생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어떤 특별한 말은 없는데 그래도 마음에 드는 시가 있어요. 저는 시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서시에서 나오는 부끄러움 없이 내 길을 사랑하면서 가야겠다는 말은 진짜 저도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말이에요. 앞으로도 제 꿈을 열심히 노력하면서 이룰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 없이 내 길을 사랑하면서 가야겠다는 ‘서시’에서의 시구처럼 저는 제 꿈을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오직 노력만을 통해서 이루고 싶어요. 그래서 서시에 나오는 부끄러움 없이 길을 사랑하면서 가야겠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7. 이나 씨는 한국에서 살면서 언제 가장 행복했나요?
저는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진짜 가장 행복했던 곳에서 두 번이나 그 행복을 느꼈어요. 첫 번째는 처음 한국에 와서 처음 연세대와 만났을 때예요. 사진에서 보고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와서 연세대와 직접 만났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두 번째는 그 한국에서 펜싱을 만나고 대회에도 나가서 토요일에 이겨서 일요일 대회까지 갈 수 있었는데 그게 너무 행복했어요.

 

8. 요즘 한국에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오는데 이나 씨만의 유학 생활 꿀팁이 있나요?

제일 중요한 게 언어예요. 언어를 꼭 배워야 해요. 특히 한국어학당에 다니면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한국어학당에 다니면서 거기에서 언어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더 자세히 배우면서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 각해요. 제 친구들 중에 한국어학당에 가지 않고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대학원에 입학해서 한국 생활을 시작한 친구들도 있거든요. 근데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대학원에서 바로 한국 생활을 시작해서 언어를 모르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니까 어려운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일 중요한 게 그냥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그 나 라의 언어를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9. 앞으로 한국에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일단 대학교에 합격해서 다시 대학교를 다닐 거고요, 그다음에 펜싱 연습도 잘해서 대회에도 나가고 나중에 대학교를 졸업하면 한국에 있는 좋은 회사에서 취직해서 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한 장으로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한 그녀의 당찬 포부를 들으며 꿈을 위해 노력 하는 자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서시>에서 말하는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다른 나라에서 전혀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 무엇보다 언어가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그녀의 모습은 한국어학당에서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학업에 정진했는가를 보여주었다. 사진 한 장의 모습을 실제로 목도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겠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나씨. 그녀가 사랑하는 거침없는 펜싱의 칼끝처럼 그녀의 한국에서의 삶도 망설임 없이 뻗어 나 가는 펜싱과 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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